미국 4대 도시 휴스턴에서 단 7만 달러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고물가와 인플레이션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것은 꿈 같은 이야기다. 혹은 허리케인 하비 같은 치명적인 홍수 피해로 인해 집 안팎이 부서지고 곰팡이로 얼룩져있는 폐허 같은 주택을 떠올릴 수도 있다.
2018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Houston Community Land Trust(이하 HCLT)는 휴스턴 전역에서 저소득 가구들이 적정한 가격으로 주택을 임대하거나 소유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장기적으로 주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최저 7만 달러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CLT는 Houston Community Media(HCoM) 소속 미디어 관계자들을 초청해 버스 투어를 진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CLT의 전무이사인 Dr. Ashley Allen의 설명과 안내를 받으며 임대주택, 주거단지, 그리고 실제 입주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저소득 가정에 어떻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저렴한 주택 임대로 안정적인 주거를 영위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Third Ward 임대주택 – “저렴함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집”
첫 방문지는 Third Ward 지역 내 HCLT 임대주택이었다. 이 지역은 최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며 주변의 신축 타운홈 가격은 40만~50만 달러 이상으로 상승한 곳이다.
CLT 임대주택은 4개 유닛이 있는데, 2개 침실을 갖춘 집의 임대료가 약 700~1,200달러 수준으로, 입주자의 소득에 따라 임대료가 조정된다. 주변 시세와 대비하여 임대로는 저렴하지만 주거 환경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Wayside Village – CLT 주택, 외관상 구분 힘들어
두 번째 방문지는 북동부 주거단지 Wayside Village였다. 약 300채 규모의 이 단지 안에 CLT 주택들이 포함돼있으며 외관상 구분은 불가능하다.
이곳 단지의 주택 시세는 약 26만~28만 달러 수준이지만, CLT를 통해 구입한 주택의 평균 모기지는 약 10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진다. 재산세 또한 시장가가 아닌 구입 가격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러한 구조는 다양한 소득 계층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Acres Homes – 불가능을 가능으로
세 번째 방문지에서는 실제 CLT 주택 소유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은퇴 후 주택 구입이 어려웠던 Gwendolyn Mitchell 씨는 “은행에서는 7만 5천달러 집 밖에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는 그 가격의 집은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녀는 CLT도움으로 은행 융자는 물론 예산보다 1만 달러나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소유주가 되었다. 주택 구입 당시 그녀의 나이는 70대 초반이었고, 그녀는CLT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특히 그녀는 CLT프로그램을 통해 적은 액수의 돈도 계획성있게 소비하는 법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CLT는 단순히 주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신용관리, 재정교육, 주택 유지 관리까지 지원하며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돕고 있다.

Freedmen’s Town “지켜내지 못한 공동체, 그리고 희망”
투어의 마지막 행선지는 휴스턴의 역사적 흑인 커뮤니티인 Fourth Ward, 일명 Freedmen’s Town이었다. 몬트로즈와 미드타운 경계에 있는 이곳은 노예 해방 이후 자유를 얻은 흑인들이 정착해 형성한 상징적인 지역이지만, 수십 년간 이어진 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많은 원주민들이 이곳을 떠나야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CLT 이사회 Andrew Kozma멤버를 만나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Andrew이사는 이 지역의 변화를 지켜본 주민으로서 주택 문제가 단순히 집값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곳은 한때 사람들이 서로 알고, 함께 살아가던 공동체였다. 하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지만 동시에 CLT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재 스쿠터를 타고 몬트로즈에 있는 메닐 미술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HCLT 모델의 핵심
HCLT는 토지는 커뮤니티가 소유하고 주택은 개인이 소유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재판매 가격을 제한하고, 세금 상승을 완화하여,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 모델은 단순히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이번 버스 투어는 휴스턴의 주택 문제와 그 대안을 동시에 보여준 현장이었다. 집값 상승과 개발 속에서도 모든 계층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하고 있었는데, HCLT는 그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 이다. 한인사회 및 다양한 커뮤니티에도 이러한 좋은 주거 모델이 널리 홍보되어 필요한 가정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겠다. HCLT 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https://www.houstonclt.org/)를 참조하면 된다. <변성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