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두고 미 정치 지형 재편 예고
텍사스주 선거구 재조정 법안(H.B. 4)이 8월 23일 상원 통과 및 29일 그렉애보트 주지사 서명으로 1라운드는 공화당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공화당 의도와는 무관하게 제2라운드가 전국적인 선거구 싸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선거구 재조정 문제는 텍사스 주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정치적 자극을 야기시키며 미국 정치 지형을 크게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2 일(금) 아메리칸 커뮤니티 미디어(ACoM)는 “중간선거 앞두고 선거구 재조정 갈등 격화(Redistricting Battles Erupt Ahead of Midterm Election)”라는 주제로 전국적인 언론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미 8월 14일 휴스턴 이민 언론 미디어들을 상대로 텍사스에서 촉발된 선거구 재조정 논란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가졌지만, 이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들에 대한 업데이트는, 소수인종과 유색인종 커뮤니티에 더욱 경각심을 불러 있으키고 있다.
텍사스주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진 우(Gene Wu) 의원은 “이번 특별회기 동안 공화당은 협박과 강압을 동원해 선거구 지도를 강행 처리했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번 지도안은 2026 년 중간선거를 겨냥해 공화당에 최대 5 석의 연방 하원의석을 추가로 안겨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수계 밀집 지역을 쪼개 백인 우세 지역에 편입시키는 방식이 동원되면서 ‘인종 및 당파적 게리맨더링’ 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진 우 텍사스 주 하원의원
CA ‘트리거 법안’ 맞불
캘리포니아 주는 이에 대한 맞불로 민주당에 유리한 ‘트리거 법안(Proposition 50)’을 주민투표에 부쳐 지난 8 월 21 일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오는 11 월 4 일 특별선거를 통해 새 지도의 승인 여부를 직접 결정하게 된다.
프린스턴대 선거혁신랩 샘 왕(Sam Wang) 소장은 “텍사스는 무법지대처럼 주법상 제약이 없지만 캘리포니아는 주 헌법에 절차가 명문화돼 있어 반드시 유권자 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 10 년마다 인구조사 후 독립적인 시민 선거구재조정위원회를 통해 선거구를 획정해왔지만, 이번에 텍사스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15 년 만에 위원회 절차를 우회했다는 부연 설명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공화당이 “트리거 법안이 독립위원회 제도를 훼손한다”며 주 대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NAACP 법률방위기금 소속 사라 로하니(Sara Rohani) 변호사는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맞대응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며 결국 연방 차원의 투표권법 개정이 없으면 선거 때마다 ‘게리맨더링 전쟁’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린스턴대 선거혁신랩 샘 왕소장(위)와 NAACP 법률방위기금 소속 사라 로하니 변호사(아래)
유색인종 정치적 힘 무력화 의도
진우 하원의원은 “지난 몇달 간 물가 상승과 불안전한 실업율, 소상공업계의 폐업 등 최악의 경기침체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고, 공화당과 트럼프 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며, 결국 선거구 재조정 문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선거구 재조정의 근거는,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 센서스의 결과를 통해 새로운 인구 수치를 파악하여 선거구를 재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멕시칸법률방위기금(MALDEF) 토머스 사인즈(Thomas Saenz) 대표는 “텍사스 공화당은 이미 2021 년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최대한의 당파적 이익을 챙겼다”며 “라틴계 인구 증가율이 백인을 앞지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지도는 불법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우 의원 역시 “흑인, 라틴계, 아시안 등 소수계 커뮤니티의 정치적 힘을 ‘쪼개기(packing)와 분산(fracking)’ 방식으로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이대로간다면 백인은 40 만 명당 1 명의 대표를 갖지만 라틴계는 150 만 명당 1명, 흑인은 250 만 명당 1명의 대표를 배출할 수 있는 불평등이 고착된다”고 비난했다.
한편 그동안 유색인종 유권자들이 민주적 절차에서 배제되어 왔다는 지적 속에, 2025년에 또다시 촉발된 선거구 게리맨더링 문제는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투표 참여로 공동의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마스 회장은 “선거구 조작을 당장 법으로 막을 수 없더라고, 유권자들의 단합된 힘은 향후 선거구 재조정 과정을 극복해갈 수 있다”면서, 자격 있는 이민사회 유권자들이 모두 중간선거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변성주 기자>
멕시칸법률방위기금 토마스 사인 대표
















